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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위기 몰린 호텔…성수기 6월에도 객실 75%가 비었다

By November 14, 2020 No Comments

서울 중구의 3성급 호텔 `에이퍼스트호텔 명동`은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영업을 접었다. 2016년 11월 문을 연 지 불과 4년 만이다. 명동과 광화문 일대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을 중심으로 영업을 이어왔던 이 호텔은 코로나19로 숙박객이 급감한 지난 3월부터 휴업해왔다. 호텔 측은 “임대차 계약이 5월부로 완료돼 영업을 종료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휴업 이후에도 수요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문을 닫은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호텔업계가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계열의 5성급 호텔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중저가 4성급 이하 호텔들까지 직격탄을 맞으면서 휴업을 넘어 폐업까지 감행하는 곳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5일 매일경제가 단독으로 입수한 한국호텔업협회의 `코로나19 피해 관련 호텔업 현황 조사`에 따르면 국내 호텔의 6월 예상 객실판매율은 24.4%에 그쳤다. 이는 일반적으로 호텔이 정상 가동되는 수준인 70~80%에 한참 못 미칠 뿐만 아니라 1년 전 같은 달 실제 객실판매율인 73.6% 대비 3분의 1에 불과한 것이다.

조사는 최근 협회가 회원사인 전국 151곳 호텔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을 통해 집계됐다. 특히 여름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자본력이 부족한 4성급 이하 중소형 호텔에 피해가 더욱 몰리고 있다. 4성급 호텔의 6월 예상 객실판매율은 22.9%로 5성급 호텔(32.1%)보다 9.2%포인트나 낮았고 2성급 호텔은 20.5%까지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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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성급이 낮아질수록 6월 전망도 나빠졌다. 지난해 6월 실제 객실점유율과 올해 6월 예측치 차이를 성급별로 분석한 결과 5성급 호텔은 42.3%포인트로 지난 5월 42.5%포인트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4성급 이하 호텔은 54.4%포인트에서 54.5%포인트로, 3성급은 48.3%포인트에서 49.2%포인트로 6월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 피해는 점유율 감소치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성수기에는 객실당 가격이 높게 측정되므로 다른 시기보다 기회 손실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3성급 `에이퍼스트호텔`이 지난달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2016년 11월 문을 연 이 호텔은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로 숙박객이 감소하면서 휴업에 들어갔고 임대차 계약이 만료된 시기에 맞춰 문을 닫았다. [이충우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3성급 `에이퍼스트호텔`이 지난달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2016년 11월 문을 연 이 호텔은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로 숙박객이 감소하면서 휴업에 들어갔고 임대차 계약이 만료된 시기에 맞춰 문을 닫았다. [이충우 기자]

실제 3~4성급 비즈니스 호텔들이 즐비한 서울 중구에서는 영업 중인 호텔보다 휴업한 호텔을 찾기가 더 쉬웠다. 에이퍼스트호텔에서 10여 분 거리에 위치한 `소테츠호텔즈 더 스프라지르 호텔 명동`은 지난 4월부터 휴업하고 있다. 이 호텔에서 동쪽으로 3㎞ 가까이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동대문 지점도 같은 기간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동대문 의류 도매상가와 지근 거리에 위치해 평소에는 관광객과 비즈니스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곳이다.

동대문 지점에서 5분간 남쪽으로 더 걸어가면 나오는 4성급 비즈니스 호텔 `써미트 호텔` 역시 5월부터 이달까지 숙박객을 받지 않고 있다.

업계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중소형 호텔을 중심으로 폐업하는 곳이 속출할 것이라며 호텔업 생존을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파격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호텔을 포함한 `관광외식업`에 대해 긴급 지원 방안을 내놓았지만 재산세 감면 등 지자체 협조가 필요한 사안은 진행이 요원한 상태다. 지난 4일 서울시 관계자는 “2월 정부가 발표한 관광업 금융·세제 지원 방안에 재산세 감면이 포함됨에 따라 각 자치구가 관련 조례 신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행 계획이 있는 곳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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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는 토지·건물·주택 등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징세 주체가 자치구이기 때문에 감면 조례를 신설한 뒤 구의회 의결을 거쳐야 시행될 수 있다. 6월 1일 재산 현황을 기준으로 7월부터 부과되는 재산세 특성상 아직 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자치구는 올해 재산세 감면을 시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차례나 지원안을 발표해서 기대가 컸는데 현실화되지 않으니 절망감만 커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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